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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의 선택

 

by 조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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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한나 작가의 『카라의 선택』은 삶의 모든 순간이 선택의 연속이라고 이야기하는 작품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무슨 옷을 입을지서부터 점심 메뉴와 동선 하나하나까지 고민하고, 예상되는 결과를 장단점으로 나누어 분석하는 세밀한 구성이 흥미로웠다. 나는 그 특징적인 구성을 따라가기보다, 주제의식을 심화하는 방식으로 픽션을 구상했다. 선택이라는 단어 속에는 언뜻 한 사람의 가치관과 주체성이 담긴 듯 보이지만, 정말 그런 것인지 질문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김경은

 

​좀비냉면

 

김경은   

   “어서 오세요, 황제 냉면입니다.”
수현은 야구방망이를 내려놓으며 자리에 앉았다. 언제나 사람들로 붐비는 동네 최고의 맛집 황제냉면이 이렇게까지 텅 빌 줄이야. 그나마 한 커플만이 휑한 가게의 한편을 지키고 있었다. 
   “좀비가 참 무서워요?”
   뿔테 안경을 쓴 아주머니가 수현에게 메뉴판을 건넸다. 요 며칠 동네에 좀비가 출몰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거리에 사람들이 사라진 것이다. 아주머니는 야구방망이를 가리켰다. 
   “학생도 좀비 때려잡으려고?”
   수현은 쓴웃음을 지으며 메뉴판으로 눈을 돌렸다. 비빔냉면을 제외한 모든 메뉴에 빨간 매직으로 X 표시가 쳐져 있었다. 이 집은 물냉면이 기가 막힌 걸로 유명했으니, 목숨 걸고 온 수현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수현이 아주머니를 빤히 보았다.
   “저 맛집 파워 블로거, ‘존맛탱’이에요.”
   아주머니가 콧방귀를 뀌었다.
   “나는 이 집 사장 김순자인데요.”
   수현이 피식 웃었다. 그러고는 손가락으로 물냉면을 가리켰다. 사장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파워 블로거면 더더욱 먹어봐야지. 우리 비냉, 아주 끝내준다고요.”
   사장이 킬킬 웃음을 흘렸다. 수현은 께름칙했지만 황제냉면의 명성을 믿고 비빔냉면을 주문했다. 사장은 콧노래를 부르며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 많던 직원도 손님과 함께 감축되어버린 모양이었다.
   수현이 가게를 둘러보는데, 벽에 알 수 없는 얼룩들이 드문드문 번져 있었다. 손님이 줄었다고 청결까지 엉망이라니. 수현은 블로그에 이 집 청결 점수를 아주 낮게 책정하리라 다짐했다. 
   “존나 맛있어.”
   옆 테이블의 남자가 쌍욕을 섞어가며 냉면을 삼켰다. 앞에 앉은 여자도 그릇째 허겁지겁 냉면을 먹고 있었다. 두 사람의 입가에 묻은 비빔 소스가 피처럼 새빨개 보였다. 
   “냉면 나왔습니다.”
   그새 수현 앞에 냉면 한 그릇이 나왔다. 냉면의 비빔 소스가 선지처럼 붉은빛을 뿜으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수현이 젓가락을 드는 순간, 옆 테이블의 남자가 신음하기 시작했다. 여자도 노랗게 질린 얼굴로 끄윽— 끄윽— 신음을 뱉었다. 사장은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까딱이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비냉, 비냉, 좀비냉.”
   곧 두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의자가 우당탕탕 소리 내며 뒤로 자빠졌다. 둘은 온몸의 관절을 마구 꺾어대기 시작했다. 수현은 뒤로 물러서서 야구방망이를 꾹 쥐었다. 사장이 수현에게 시선을 돌린 채 흥얼거렸다.
   “비냉, 비냉, 좀비냉.”
   수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목을 꺾던 남자의 새하얀 눈동자가 수현과 딱 마주쳤다.
   “크우에에엑!”
   남자가 괴성을 지르며 수현에게 달려들었다. 
   “끼야아앗!”
   수현이 방망이도 들어보지 못한 채 비명을 지르는 순간, 퍽 소리와 함께 남자가 쓰러졌다. 쓰러진 남자 위로 프라이팬을 든 여자가 씩씩거리며 서 있었다. 
   “저 지긋지긋한 계집애.”
   사장이 쯧쯧 혀를 찼다. 또 다른 좀비가 프라이팬을 든 여자에게 달려들었다. 
   “쾅!” 
   이번에는 수현이었다. 수현이 야구방망이로 좀비의 머리통을 갈긴 것이다. 프라이팬을 든 여자가 수현에게 손짓했다.
   “따라와요!”
   수현은 얼떨결에 그녀의 뒤를 따라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윤정아, 그만하자!”
   계단 문 뒤로 사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윤정은 이를 악문 채 수현을 데리고 옥상으로 향했다. 서너 명의 직원들이 파리한 얼굴로 윤정과 수현을 맞이했다. 그들의 유니폼에는 갈색으로 굳어버린 핏자국이 얼룩져 있었다. 윤정은 수현에게 핸드폰이 있냐고 물었고, 수현은 테이블에 두고 온 핸드폰을 떠올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괜찮아요. 이럴 줄 누가 알았겠어.”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아주머니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참, 자기 비냉 안 먹었지?”
   누군가 겁에 질린 목소리로 물었다. 수현이 입을 떼기도 전에 윤정이 대답했다.
   “한입도 안 먹었어요.”
   윤정은 프라이팬에 묻은 핏자국을 앞치마에 슥슥 닦았다. 수현이 뒤늦게 우엑, 하며 헛구역질했다. 윤정은 그런 수현을 보며 말했다.
   “지금부터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잘 들어요. 우리가 왜 이 꼴이 됐는지 설명해줄 테니까.”
   윤정의 말에 따르면, 사장은 세상에 복수하기 위해 좀비냉면을 개발했다. 천애고아인 사장이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고생, 고생, 생고생을 하며 평생에 걸쳐 이뤄놓은 황제냉면을, 건물주가 하루아침에 홀랑 먹어버린 것이다.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으로 세를 올려 받으면서 말이다.
   “우리는 무슨 죄람.”
   수현이 눈살을 찌푸렸다. 직원들의 한숨이 동시다발적으로 새어 나왔다.
   “너 죽고 나 죽자 이거죠. 물론 좀비냉면의 첫번째 희생자는 건물주였고요.”
   좀비가 된 건물주는 지하의 식재료 창고에 갇혀 있다고 했다. 
   “그럼 우리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거죠?”
   수현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적막이 흐르는 것도 잠시, 쾅쾅쾅쾅 옥상 문을 타격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널브러져 있던 직원들이 냄비, 국자, 식칼 등 저마다의 무기를 들고 자세를 잡았다. 
   “싸워야죠.”
   윤정이 말했다. 좀비가 늘었는지 문을 타격하는 소리가 점점 더 커다랗게 들려왔다.
   “살고 싶다면요.”
   윤정이 수현을 보았다. 수현은 들고 있던 야구방망이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문득 떠올렸다. 사장이 멀쩡한 인간의 몸을 하고도 좀비에게 공격당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게르마늄 음이온 건강 목걸이.”
   윤정이 귀신처럼 알아채고 수현에게 말했다.
   “무슨 효험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게 사장을 보호해줘요.”
   그러고 보니 수현의 할머니도 게르마늄 음이온 목걸이를 하고 다녔다. 목걸이가 만병통치약이나 다름없다는 할머니의 말에, 가족들이 혀를 내둘렀던 기억이 났다. 시답지 않다 여겼던 목걸이에 좀비 방어 기능이 있을 줄이야. 세상일은 모르는 거야, 하고 수현은 생각했다.
   “가게 지하실에 목걸이 한 박스가 있어요.”
   식당 직원이 말했다. 어쩌면 사장이 그걸 지키게 할 목적으로 건물주를 지하에 가둬놓았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윤정이 수현을 슬쩍 보고 말했다.
   “아까 보니까 몽둥이 좀 날리던데. 야구 좀 해요?”
   수현이 문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대답했다.
   “고등학교 때까지 야구부였어요. 4번 타자.”   
   윤정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셔츠의 첫번째 단추를 끌렀다. 웬 촌스러운 목걸이가 반짝거리고 있었다.
   “김윤정! 그걸 주면 어떡해.”
   식당 아주머니가 꽥 소리쳤다. 윤정은 굳은 얼굴로 목걸이를 끌러 수현에게 던졌다.    게르마늄 음이온 건강 목걸이였다. 
   “4번 타자, 당신만 믿을게요.” 
   그 말과 함께, 옥상 문이 열렸고 말 그대로 지옥도가 펼쳐졌다. 윤정은 프라이팬으로 좀비들의 머리를 후려치며 외쳤다.
   “지하실 가서 박스를 가져와요! 핸드폰도! 그럼 우리 다 살 수 있어!”
   신기하게도 좀비들은 목걸이를 한 수현을 피해 식당 직원들에게 달려들었다. 이미 목이 물린 아저씨가 비명을 질렀다. 수현이 하얗게 질린 채 굳어 있자, 윤정이 소리 질렀다.
   “정신 차려!”
   수현은 프라이팬을 쉴 틈 없이 휘두르고 있는 윤정과 눈이 딱 마주쳤다. 윤정의 눈에 핏줄이 터져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수현은 숨을 고르고 비상구 계단으로 향했다.
   지하 창고 앞에 선 수현은 두 눈을 감았다. 이 안에는 분명 건물주 좀비가 있을 텐데. 수현은 깜빡이는 비상등 앞에서 문고리를 그러잡은 채 고민에 빠졌다. 도망치고 싶다. 집에서 문 꼭 걸어 잠그고 라면이나 끓여 먹고 싶다. 냉면이고 나발이고 그냥 집에서 자빠져 잠이나 잘걸. 순간, 등줄기를 타고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누군가 절뚝이는 소리를 내며 지하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도망칠 곳이 없는 수현은 조심스레 뒤를 돌아보았다. 
   “쿠에에엑. 쿠에에엑.”
   아까 좀비에게 물린 식당 아저씨였다. 그는 어느새 좀비가 되어 텅 빈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수현의 코앞까지 다가온 그였지만, 음이온 목걸이 덕분인지 수현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했다. 수현은 총기를 잃은 그의 눈을 보며, 윤정을 떠올렸다. 어쩌면 윤정도 지금쯤 좀비가 되었을지 모를 일이었다. 아니, 되었을 것이다. 그 많은 좀비를 상대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나 때문이야.’
   수현은 생각했다. 자기가 만일 4번 타자라고 거짓말 치지 않았다면, 윤정이 생명줄 같은 음이온 목걸이를 주지 않았을 테고, 적어도 죽음은 면했을 텐데. 수현은 4번 타자는커녕, 야구의 ‘야’ 자도 몰랐다. 방망이는 동생의 것이었고, 아까는 본능적으로 거짓말이 튀어나왔을 뿐이었다. 
   “쿠에에엑. 쿠에에엑.”
   좀비 아저씨가 뒤돌아 다시 계단으로 올라섰다. 수현은 그 모습을 망연히 바라보다 야구방망이를 힘주어 잡았다.
   ‘어쩔 수 없어. 나라도 살아야 해. 미안해요, 윤정 씨.’
   수현은 결국 음이온 목걸이를 포기했다. 건물주 좀비를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만약 지하실에 갇히기라도 하면 무슨 수로 그곳을 탈출할 수 있겠는가. 수현은 지금껏 본 좀비 영화들의 클리셰를 떠올리며 고개를 마구 저었다. 
   ‘내가 살아야 해. 그래야 모두가 살아.’
   수현은 그게 최선이라고 자신을 설득했다. 그리고 발꿈치를 든 채 살금살금 계단을 올랐다. 그때였다. 지하 창고의 문이 끼이익 열렸다.
   “얘, 너 지금 도망치는 거니?”
   황제냉면 사장의 목소리였다. 수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아닌데요.”
   “그럼 뭔데?”
   “저를 살리고 있는 건데요.”
   사장이 피식 웃었다.
   “맘에 든다, 너. 나랑 동업해보지 않을래?”
   수현은 슬쩍 뒤돌아보았다. 사장이 나비 모양 뿔테를 들어 올리며 수현을 보고 있었다. 
   “그럼 저한테 뭐가 돌아오는데요?”
   사장이 잠깐 고개를 갸웃하다 말했다.
   “부와 명예, 그리고 목숨.”
   수현이 눈살을 찌푸렸다.
   “나한테는 충실한 심복이 필요해. 김윤정처럼 뒤통수치는 애들 말고. 물론 파워 블로거의 공격적인 마케팅도 중요하고.” 
   사장이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자, 그럼 10초 준다. 10초 안에 내려오면 살려주지.”
   사장의 눈빛이 차갑게 돌변했다. 수현은 침을 꼴깍 삼켰다.
   “아니면 여기서 끽.”
   사장이 목을 자르는 시늉을 하고는 10초 카운트를 세기 시작했다. 수현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 짧은 10초 사이에 오만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엄마, 아빠, 냉면, 좀비, 음이온 목걸이, 윤정 씨, 정신 차려, 정신 차려, 정신 차려! 
   “3, 2, 1, 땡!”
   땡 소리와 함께 사장이 비명을 질렀다. 수현이 사장의 머리통을 후려갈긴 것이다. 수현은 숨을 씩씩거리며 야구방망이를 내려놓았다. 
   “너랑은 동업 안 해.”
   수현은 사장의 목에 걸린 음이온 목걸이를 떼 자신의 팔에 걸었다. 살짝 열린 문 너머로 형광등 불빛이 깜빡거렸다. 수현은 피 흘린 채 쓰러진 사장을 내려다보았다. 
   ‘그래. 이렇게까지 된 이상, 직진뿐이야.’ 
   수현은 윤정 씨와 식당 사람들을 떠올리며, 창고의 문을 활짝 열었다. 냉면 재료로 쓰이는 식재료가 선반마다 가득 쌓여 있었다. 그리고 건물주 좀비. 그가 몸을 비틀거리며 창고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넌 지금 김윤정한테 속고 있어.”
   바닥에 널브러진 사장이 수현의 발목을 잡은 채 말했다. 그녀는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김윤정 그년은, 그년은 건물주의……”
   “딸이야. 하나뿐인 딸.”
   윤정이었다. 어느새 나타난 윤정이 사장의 머리를 짓밟은 채 씩 웃고 있었다. 수현이 입을 떡 벌린 채 윤정을 바라보았다. 윤정은 수현을 지나쳐 건물주 좀비에게로 향했다.
   “불쌍한 우리 아빠. 어쩌다 이 꼴이 되어가지고.”
   윤정의 목에는 음이온 목걸이가 반짝이고 있었다. 
   “용케도 살았네요. 그건 음이온 함량이 낮은 거라, 실험용이었는데.”
   윤정이 웃었다. 곧 가게 직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창고에 들어섰다.
   “덕분에 사장을 처리했어요. 우리 말은 드럽게 안 듣더니, 파워 블로거가 무섭긴 한가 보다.”
   수현은 어리둥절한 채 그들을 보았다. 나 지금, 좆된 건가? 
   “생각한 그대로입니다. 이보다 최악일 수는 없겠지만요.”
   두 직원이 수현에게 다가와 야구방망이를 빼앗고, 양팔을 붙잡았다.
   “한 그릇 대접할게요. 우리 가게 최고의 냉면, 좀비냉. 아직 한 젓가락도 못 먹었잖아요.”
   윤정이 눈을 빛냈다. 수현은 그제야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지만 직원들에게 붙들려 빠져나갈 수 없었다. 
   그렇게 끌려 나간 수현은 식당의 넓은 홀에 덩그러니 남겨졌다. 잠시 뒤, 윤정이 나타났다. 수현을 협박해 블로그 비밀번호를 알아내고, 좀비냉면을 희대의 냉면이라 평가한 포스트를 작성한 직후였다. 
   “자, 그럼 이제 한입 먹어보시죠. 파워 블로거님.”
   직원이 수현의 입에 붙은 박스 테이프를 찌익 뜯었다. 수현이 켁켁 숨을 뱉었다.
   “냉면 먹고 좀비 될래? 그냥 좀비 될래?”
   수현은 사방을 둘러보았다. 빠져나갈 구멍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렇다면…… 직진뿐이지.’
   수현이 비장하게 말했다.
   “먹을래, 좀비냉면.”
   직원이 수현의 팔을 꽁꽁 묶은 노끈을 풀어주었다. 수현은 맛집 블로거로서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다.
   “별점은 내가 남기게 해줘.”
   윤정이 피식 웃더니 그러마고 대답했다. 수현은 붉은 양념으로 번들거리는 좀비냉면에 젓가락을 가져갔다. 그리고 한 젓가락 후루룩 입에 넣었다. 믿을 수 없이, 맛있었다. 태어나서 이렇게 맛있는 냉면은 처음이었다. 
   “별 다섯 개! 열 개! 아니 백 개, 천 개!”
   수현은 그릇째 들고 냉면을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윤정은 수현의 말대로 별점 란에 별을 남겼다. 
   ‘★×1,000’
   윤정이 포스팅을 올린 뒤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수현은 남은 양념을 혀로 게걸스레 핥아먹었다. 곧 가게 문이 열리며 또 다른 손님이 나타났다. 윤정이 빙긋 웃으며 인사했다.  
   “어서 오세요, 황제냉면입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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