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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아이의 이사

어떤 아이의 이사

소개글

 

겨울방학을 앞둔 어느 날, 나는 우리 집이 이사를 하게 될 거라는 계획을 듣게 된다. 우리의 교육을 위해서는 서울로 가야만 한다는 것이다. 어른들은 이 선택이 좋은 거라고 하지만, 나는 정든 학교와 집을 떠나려니 섭섭하기만 하다. 하지만 부모님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으니 더 이상 고민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사를 비밀로 하는 것뿐이다. 작별인사를 하는 것은 너무 슬프니까 말이다.

 

그리하여 나는 서울로 이사를 가게 되는데...... 새로운 학교, 새로운 집은 어떤 모습일까?

 

...2학년 때 나는 조용히 전학을 왔고 2, 3, 4학년, 3년 동안 잘 지내고 나서 이제 다시 가게 됐어. 이 상황에 어울리는 말이 뭘까? 용두사미는 처음에는 화려하지만 끝이 시시하다는 뜻이라서 안 어울리고, 용두사미를 거꾸로 바꾼 용미사두도 역시 안 어울려. 조용히 와서 조용히 가든가, 화려하게 와서 화려하게 가야지 앞뒤가 맞아. 나는 조용히 왔으니 조용히 가야만 해. 그러니 끝까지 비밀로 하고 조용히 떠나면, 아무도 안 슬퍼하는 만족스러운 떠남이 될 거야. 꽤 괜찮은데? 그럼 마지막 날까지 이사 간다는 것을 비밀로 하고서 안 알려주고 가는 거야....

 

 

감수의 말

 

초등학교 5학년인 지승준의 글, 그림 작품인 어떤 아이의 이사는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생생함이 장점이다. 분당의 고층 주상복합에서 바라보는 풍경, 교육열이 높은 서울 남부의 구축 아파트에 대한 설명에는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할 수 있는 충실한 묘사가 담겨있다. 어른의 눈에는 미처 잡히지 않는 사소한 디테일은 이 나이대의 작가에게서만 가능할 것이다. 담담한 분위기를 살려주는 그림도 눈여겨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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