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분 동안의 이야기
소개글
밤늦게까지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그리고 자습까지 하는 반복되는 하루를 보내는 중학교 1학년생인 나. 밤 10시에 학원 정규수업이 끝나면 15분의 쉬는 시간이 있다. 그 15분 동안에 나는 근처의 다른 학원을 다니는 친구와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고 재빨리 돌아온다. 그리고 다시 밤 12시까지 자습을 한다. 다음 주면 동물수학능력시험이 있기 때문에 한층 더 공부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밤 12시가 되기 10분 전인 밤 11시 50분이다. 이제 10분만 있으면 자습을 마치고 집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무척 설렌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와 다름없이 자습실에서 공부를 하던 나는 11시 50분에서 세계가 멈춘 것을 알게 된다. 오직 나만이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듯하다. 이 기회를 나는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자습실 밖으로 나오게 되는 나. 처음으로 경험하게 되는 11시 50분의 세계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12시에 자습을 마치고 나오면 거리는 온통 학생들을 데리러 온 차와 학생들, 학부모님들로 붐빈다. 하지만 지금은 11시 50분이다. 아이들은 다 학원에 있고, 차들도 보이지 않는다. 내가 알던 풍경에 비하면 지금의 거리는 텅 빈 느낌이다. 나는 신기한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
감수의 말
중학교 1학년인 황지훈의 글, 그림 작품인 『몇 분 동안의 이야기』는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요즘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곰곰 생각하던 소년은 이렇게 대답했다. “밤 11시 50분.” 그렇다면 이 행복한 밤 11시 50분이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면 어떻게 될까? 이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마음껏 쓸 수 있는 시간, 자유를 갖게 된 소년은 번화한 학원가의 밤을 홀로 걷는다. 그와 함께 걷는 시간은 고작 몇 분 동안의 이야기이지만, 그 몇 분 동안의 이야기는 오랜 여운을 남길 것이다. 직접 그린 삽화에는 이번에도 그의 또다른 자아인 게 캐릭터가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