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공섬을 떠나서
소개글
어느 날 문득 세상에 태어난 나. 내가 사는 세상인 천공섬은 아무런 부족함이 없는 나 혼자만의 작은 낙원이다. 누구도 만난 적이 없고 따라서 누구와도 대화한 적이 없는 나는, 태어났을 때 내 옆에 높여있던 두루마리를 읽고서 세상의 이치를 터득하고 평화롭게 살아간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항상 똑같이 반복되던 만족스러운 일상. 그 일상은 천공섬 아래 저 멀리 어딘가에서 화산이 폭발하면서 흔들린다.
천공섬 아래로 낙하하게 된 나는 바다에 떨어지고 무인도를 발견한다. 그곳에서 나는 천공섬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한 희망 속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는데......
...나는 섬 가장자리로 가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저 아래의 세계에서는 검은 가루와 회색 연기, 붉은 액체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처음 보는 이상한 광경은 신기하면서도 왜인지 모르게 무서웠다. 갑자기 붉은 액체가 높이 치솟아 올랐다. 그 바람에 섬이 흔들렸다. 아니, 아예 기우뚱거리며 기울어졌다. 그리고 나는 섬에서 굴러 떨어졌다. ...
감수의 말
초등학교 5학년인 황지훈의 첫 번째 글, 그림 작품인 『천공섬을 떠나서』 초고를 읽으며 주목했던 부분은 주인공의 목소리였다. 천공섬을 떠나 바다로, 그리고 무인도로 장소가 이동하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화산 폭발, 급격한 낙하 같은 사건들을 걷어내면 고요한 침묵의 세계가 보인다. 주인공이 처음으로 타인을 만나고 목소리를 내는 순간에 주목하면, 이 이야기가 한층 더 깊게 느껴질 것이다. 마냥 귀엽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캐릭터는 마냥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