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ㅅㅇ
소개글
이 이야기는 초등학생인 나의 첫사랑, ‘ㅇㅅㅇ’과의 첫만남에서부터 헤어지기까지의 이야기이다. 4학년 때 처음으로 서로를 알게 된 우리는 한 번도 공식적으로 사귄 적도, 헤어진 적도 없었지만 나는 ㅇㅅㅇ이 나의 첫사랑이라고 생각한다. 피구공을 잘 던지는 소녀라는 첫인상에서부터 “밥 좀 먹고 다녀라.”라는 무뚝뚝하지만 다정한 말투, 언젠가 모둠활동을 위해서 놀러갔던 ㅇㅅㅇ의 집에서 보냈던 시간, 생일파티는 하나같이 나에게는 소중한 추억들이다.
비록 나는 한번도 ㅇㅅㅇ에게 고백을 한 적은 없지만......
...4학년 2학기 초의 일이었다. 나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나도 모르게 ㅇㅅㅇ한테
- 나 너 좋아해 -
라고 문자를 보내보았다. 뭐라고 답이 오나 기다렸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 민망해진 나는 빠르게 문자를 다시 보냈다.
- 장난이야 -
장난이란 걸 계속 문자로 보내니, 마침내 ㅇㅅㅇ에게서 답장이 왔다.
- 장난인 거 알아 -
그제야 나는 마음이 놓였다. ...
감수의 말
초등학교 6학년인 이서호의 세 번째 글, 그림 작품인 『ㅇㅅㅇ』 은 솔직한 이야기이다. 4학년 때부터 6학년이 될 때까지, 3년 동안의 미지근 첫사랑은 얼피 보면 다소 심심하다. 작가는 처음에는 자신이 가진 감정의 정체를 몰랐고, 그 감정을 눈치 챈 후에도 고백하지 않는다. 좋아하니까 다가가서 고백하고 사귀거나 혹은 거절당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결말을 내어야 한다는 것만이 정답은 아닐 것이다. 소심한 소년이지만 놀랍도록 솔직한 이야기를 읽으며, 용기에 대해 생각해본다.